물리/전자기학2022. 3. 26. 09:57

해열제는 늘 포장이 대용량인데 아이들이 한번 앓을 때 다 먹을 양보다는 많아 남기게 된다. 해열제를 개봉하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 약효가 떨어지기 때문에 남은 약을 버릴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약효가 남아있을 동안 또 아프길 바랄 수는 없다.

 

그래도 요즘에는 스틱형 해열제가 잘 나와서 가지고 다니기도, 보관하기도 좋다. 한미약품의 맥시부 키즈 시럽을 열어보니 안쪽에 RFID 태그로 보이는 것이 보였다.

대충 RFID인것 같은데 어떻게 쓰일까 궁금해서 한미약품에 문의를 했다.

 

답변은 적당히 예 맞습니다~ 정도만 기대를 했는데..전화를 주신다고? 

 

답변을 받은 지 몇시간 후 전화가 왔고, 상당히 자세한 설명을 해 주셨다. 무려 11분이나 통화했다.

RFID에 대해 잘 알고계시는 전문가였고 시스템의 필요성을 인식하시고 이 시스템을 도입하는데 많은 역할을 해내셨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설명해 주신 내용이 매우 유익해서 정리할 필요성을 느꼈다.

 

1. 최초의 RFID 

2차대전에서 전투기가 비행 중 멀리에 다른 전투기를 만났을 때 피아식별이 어려운 점이 있었는데, 영국군에서 전투기에 RFID 시스템을 도입하였고 멀리서도 신호를 보내 서로의 존재를 인지하는데 사용하였다.

 

2. 물류, 재고관리

 생산시 패키지에 RFID 태그를 부착하여 생산한다. 물류 이동과정에서 활용, 추적은 당연하다. 유용하게 사용되는 곳은 약국인데, 리더기를 약국에서 작동시키면 현재 약국에 있는 약들의 재고가 파악이 된다.

 

3. 2D방식(바코드)의 재고 관리와 차이점

 마트에서 잘 활용하고 있는 바코드, 스마트폰에서 잘 사용하는 QR코드 등의 2D방식은 2D이미지를 센서(카메라)에 직접 읽혀야 작동한다. 접촉을 하지 않고 읽어내기때문에 비접촉이라고 생각되지만, 가려져 있거나, 접혀있거나, 동시에 여러개를 읽지 못하기 때문에 2D방식은 준접촉식이라 부른다. 약국에서 재고관리를 한다면 입고시 모두 리딩, 판매시 모두 리딩의 방법을 거쳐 관리가 가능할 것이다.

 반면  RFID는 태그를 작동시켜 공간 내부에 있는 약들의 정보를 가져오기 때문에 진열된 약을 건드리지 않고 관리를 할 수 있다.

 

4. 한미약품만 하는가?

 우리나라에서는 법으로 의약품에 대해 관리가 가능하도록 2D 또는 RFID로 관리를 하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RFID시스템을 이용하는 다른 제약사도 있지만 특정 제품에만 활용하고 있고, 한미약품은 세계최초로 전제품에 RFID 태그를 부착한다고 한다. 

 

5. 약국에서 관리는?

 리딩 기기를 약국에서 보유하기 어려워 한미약품의 직원이 일주일에 한번씩 약국에 방문하여 리딩을 한다. 제품, 수량, 유효기간 등을 읽어낸다.  제품명, 생산일자, LOT번호, 등의 읽은 정보들은 약국의 정보 시스템으로 전송되어 약국에서 관리가 가능하고, 한미약품 관리 시스템으로도 전송되어 주문, 반품등의 관리가 된다.

 

6. 비용증가는?

 태그 1개당 가격은 50원인데 이것은 비용증가로 이어지고 결국 소비자의 비용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인식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의약품 단가는 보험약가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시키는 것은 아니다.

 

7. 그럼 이익을 약간 손해보더라도 시행하는것인가?

 약을 꺼내지 않고도 유효기간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약이 오래되기 전에 판매할 수 있다. 의약품에서 반품되는 경우에 손실이 상당한데 이를 줄일 수 있다. 2009년에 반품액이 150억 정도 되었고 이는 손실로 이어졌다. RFID 도입후 2021년의 반품액은 120억이다. 30억을 줄인 효과로 보이는데, 전제품에 태그를 달고, 시스템을 도입한 결과로는 가치가 없는것다. 

 2009년 매출액은 4500억이었고 2021년 매출액은 9000억 정도 된다고 한다. 매출액이 2배 증가한것을 비교하면 2021년의 반품 예상액은 300억으로 예상되지만 RFID 도입으로 120억으로 줄였으니 180억의 비용을 절감한 것이다.

 2D스캔방식으로는 제한적인 재고관리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8. 기타 

지역에 따라 잘 팔리는 약, 같은 건물에 있는 약국이더라도 약사의 성향에 따라 판매 경향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이에 대한 빅데이터를 만들 수 있고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이 가능하다.

 

 

 

Posted by 이준섭